[오키나와 여행]#2 일본빵집 HOPPEPANG
스무살, 일본 동경에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경이롭기만 했었다.
학창시절 아주 가끔 학교를 벗어나 시내에 나가는 것이 전부였던 나에게 세계적인 도시 동경은 신기한 것 투성이었던 것이다.
그중에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건 작은 동네 가게들과 그 작은 가게에 촘촘히 진열되어 있는 케이크와 빵이었다.
가난한 유학생 신분이었건만 어찌나 맛있게 잘 먹었던지 6개월만에 10kg이 불어났다.
다행히 체중계를 보고 큰 충격에 사로잡힌뒤 조금씩 체중관리를 해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약 6년간 일본에 있는 동안, 나의 빵 사랑은 시들줄 몰랐다.
그런 내가 오키나와 기노완시 宜野湾市 에서 만난 빵집 HOPPEPANG!
눈에 잘 띄지않는 작은 가게였는데, 마치 다시 스무살로 돌아가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沖縄宜野湾市大謝名에 위치한 HOPPEPANGⓒ indigo-aram
보통 오키나와 여행은 렌트카를 빌려서 다니는게 제일 효율적이라고 한다.
오키나와 국제공항인 나하공항 那覇空港 주변보다는 북쪽에 주요관광지가 더 많고 바다가 예쁘기 때문.
또 차로 약 2~4시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숙소를 공항 쪽에 잡고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임신 6주차였던 우리는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조금 염려스러워, 차를 렌트하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가까운 곳만 다녔다.
북쪽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숙소 주변을 산책하다 들린 HOPPEPANG에서 따끈따근한 빵을 한 입 베어먹는 순간,
모든 아쉬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 머리 속에서 사라졌다.
HOPPEPANG 내부 - 1 ⓒindigo-aram
새우, 아보카도, 연근, 치킨, 소시지, 카레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빵 ⓒindigo-aram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단호박빵 ⓒindigo-aram
HOPPEPANG 내부 - 2 ⓒindigo-aram
제일 먼저 새우와 단호박 えびとカボチャ을 먹었다.
담백한 치즈와 함께 밀려오는 단호박의 고소함과 통통한 새우의 톡톡 터지는 식감,
그리고 오븐에 갓구워내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빵도 일품이었다.
그 외에도 소금버터구이빵 しおバター焼き, 크로와상 등등 모두 그야말로 황홀한 맛이었다.
창문에 스탭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붙어있었는데, 이 곳에서 일하며 빵 굽는 기술을 배우고 싶을만큼이나!
HOPPEPANG 영업시간 ⓒindigo-aram
5일간 머물렀던 Bougain House 숙소 주변에는 HOPPEPANG 뿐 아니라
일본 전통 도나베土鍋 요리집, 인도 카레 레스토랑, 도시락 가게, 디저트 카페 등 다양한 매력의 가게들이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가로운 시골 동네에서 이따금씩 나만의 공간을 찾으며 맘껏 게을러질 수 있는 기회였다.
어쩌면 오키나와와 어울리는 그런 여행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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