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이 날 나는 동경의 어느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보고 있었다.사진전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가기 위해 전시장 밖으로 나가려는데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기분. '갑자기 왜 이러지..?' 엘리베이터가 있는 현관으로 나왔더니,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난간을 붙잡고 있거나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지진. 난생 처음 겪어보는 큰 지진이었다. 잠깐 멈추었다 싶더니 다시 높은 강도의 여진이 왔다.그 전시장이 있는 곳은 28층으로, 바깥 전망이 보이는 큰 창이 있었는데 건물 자체가 마치 휘청거리다가 꺾여질 듯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전시장 안에는 벽에 걸려있던 사진 액자가 떨어져 와르르 깨져있고 조금전까지 웃으며 인사를 나눴던 친구가 바닥에 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