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윈디입니다 :)
제가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는 Customer Service 업종 오프닝이 많이 있어요! :)
소셜미디어의 콘텐츠를 감독하는 콘텐츠리뷰어, 마케팅 관련 부서에서 파트너 응대 또는 세일즈를 담당하는 상담사, 그리고 콜센터에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CS 직원.
아시아를 타깃으로 하는 세계 다국적 기업이 지리적으로도 위치가 좋고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이 곳에 모여있다보니 일자리도 많이 있거든요. 동남아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사회초년생 분들은 한 번 쯤 구인광고를 보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그런데 사실 말레이시아 내에 살고 있는 한인들 속에서도 이 업종에 대한 인식이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여기는 자녀 영어교육을 위해 한국에서의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오신 분들이나, 대기업 주재원으로 오신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이 보기에 사회초년생이 Customer Service 에서 일한다는건 너무 쉬운 길을 택한다고 여겨지시나봐요.
하지만 저는 좀 생각이 달라요.
88만원 세대를 거쳐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번번히 면접에서 떨어져 본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더이상 한국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어요. 열심히 노력하셔서 공기업 또는 대기업에 취직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꼭 모두가 경쟁에서 이기는건 아니잖아요. 누군가 합격을 한다는건 누군가 그 자리를 갖기 못했다는건데, 떨어진 사람들에 대해 '너는 노력을 더 하지 않아서 그래'라고 쉽게 말을 내뱉어 버린다면, 우리 한국 사회가 진정 대다수의 사람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성숙한 사회인가에 대한 문제와 직결한다고 생각해요.
Customer Service가 입사하기를 쉬울 지언정, 아무나 일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에요. 어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일 또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잘 관리하고 문제해결능력이 있어야 오래 일할 수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빡센 근무환경과 고객갑질 등으로 모두들 꺼려하는 업종이지만, 여기서는 워라벨도 유지할 수 있고 다국적 기업에서 배울 수 있는 스킬들도 많이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똑같이 월 200만원을 받아도 한국에서 200만원과 말레이시아에서 200만원은 그 돈의 가치도 다르구요. 이 말레이시아에서 Customer Service 직군에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각자의 가치관과 상황을 고려해가며 신중하게 선택한 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혹시 이 글을 말레이시아에 계신 한국 분들이 보고 계시다면, 그 직군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한 번 쯤 생각해보셨으면 하고 이 자리를 빌려 부탁드립니다. 콜센터 콜센터, 너무 쉽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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